Search

한동훈의 막말, 걷잡을 수 없는 조급함

글쓴이
날짜
2024/04/01 08:10
형식
Opinion
5 more properties
개같이, 쪼대로, 쓰레기... 격의가 없는 걸까요, 격조가 없는 걸까요?
대통령의 경박함에 대한 여당의 해답처럼 보였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최근 발언에는 정돈되지 않은 가시가 있습니다. 자로 잰 머릿결, 키높이 구두, 허공에 띄운 따옴표들(Air quotes)도 가르치는 말투로 쏟아낸 막말 앞에 모두 허사가 됐습니다. '한동훈 특검법'을 현안으로 내세운 야당이 비례표 1위를 다투는 오늘, 헝클어진 그의 언행에 삐져나온 조급함이 엿보입니다. 25살, 강남에 첫 집을 마련한 한 위원장의 인생에도 익숙지 않은 난관이 찾아왔습니다.

스스로 하는 작심은 원래 어렵다

한동훈 선대위원장과 이수정 후보의 유세 현장.
한동훈 선대위원장과 이수정 후보의 유세 현장. 수원 올림픽공원.
“여러분, 이수정은 여기서 이러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입니다. 이수정이 여러분을 위해서 나왔습니다.”
한동훈, 3월 27일 수원 올림픽공원 유세 中
본인에 의해 반나절 만에 깨질 당부가 있었던 건 지난 27일 오전이었죠. 인천에서 열린 여당의 현장 중앙선대위에서 한 위원장은 "(총선이) 15일밖에 안 남은 상황에 가슴이 뜨거워지면 말실수하기 쉽다. 우리가 더 절제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라며 집단속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이 단속이 흔들린 건 한 위원장이 인천에서 수원으로 넘어간 당일 오후였는데요. '대파 한 뿌리 논란'을 일으킨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 정 후보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 위원장 본인의 말실수가 나왔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 후보를 치켜세우며 "여러분, 이수정은 여기서 이러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입니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이어 "여러분, 이수정이 여러분을 위해서 나왔습니다"라며 이 후보와 맞잡은 손을 들어 올렸는데요. 졸지에 선거를 '나와 준' 격이 된 이 후보의 표정도 순간 일그러졌습니다. 한날한시 같은 공간에 있던 정치인과 유권자들 사이에 모종의 서열이라도 있던 것일까요? 묻어난 한 위원장의 선민의식에 "고마운 줄 알겠다"라는 조소의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숨길 곳 없는 본색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28일, 이번에는 이용호 국민의힘 서대문 갑 후보 옆에 한 위원장이 섰습니다.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한 위원장은 "정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여러분의 삶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새삼스러운 서두와 함께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말했는데요. 이 예민함은 이틀 후 부천 홈플러스 상동점 유세에서도 이어져 야당을 향해 "쓰레기 같은 이재명 대표"라는 말 폭탄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만들어진 '댄디'를 벗어던진 한 위원장의 과격한 발언에 이전과의 온도차를 느꼈다는 의견이 그의 지지자들 중에서도 나왔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쪼대로 가는 정당입니다.” 한동훈, 3월 30일 인천 연수구 옥련시장 유세 中
오랜 막말 끝 나온 맞는 말일까요. 지난 30일, 인천 연수구 옥련시장에서 한 위원장은 "후진국들 중에서 그런 나라도 있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자기 가족이나 자기 범죄를 방어하기 위해서 뭐든 해도 되고,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탄압하는 나라가 있다."라고 삿대질했습니다. 한편, 작년 12월 15일 이후 3·1절 기념식에도 참석 않고 두문불출 중인 영부인 김건희 씨의 잠적은 오늘(4월 1일)로 109일째입니다.
썸네일
Search
Copyright 2024. for’word. All rights reserved.
해당 coupang 광고로 발생한 구매의 일정 수수료가 for’word에 후원되어 지속적 운영을 돕습니다.